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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제142화 리뷰_ 3월 27일 방영분

by 꽃길 해피엔딩 2024. 3. 31.

 지난 27일 방송된 '나는 솔로' 19기 모솔남녀 특집의 키워드는 바로 '서투름'이었다. 사람은 낯선 일에 당연히 실수도 하는 법이지만 어쩌면 이렇게 나이브(naive)할 수 있을까. 적나라하게 서투름을 마주하는 남녀들의 고군분투를 한번 보자. 

 

 

1. '안 해본 짓'의 낯설음

 

<나는 솔로, 27일 방영분 캡처>


 27일 방송된 142화는 러브 캠프를 통해 그동안 숨겨온 참가자들의 마음이 여과없이 공개되었다. 옥순은 지난밤 영식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영식에게 사과를 건네고자 했다. 이에 발끈한 영식은 "내가 가해자가 됐어야 했는데 내가 당사자가 된 게 기분 나쁘다."라고 맞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MC도 패널도 당황해서 단어의 부적절성과 영식의 '어른답지 못한 미성숙함'을 질타했다. 
 하지만 영식은 스튜디오의 우려를 가볍게 무시하듯, "나도 오늘부터는 분탕질 한 번 해볼게요. 미리 예고합니다. 옥순 님이 오늘 꼭 고독 정식 드셨으면 좋겠다. '내가 선택 안 했으니까 아무도 없지?' 이런 걸 꼭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유치하다 못해 경악스러울 '뒤끝'을 보였다.

 

 

2. '한 번 해 봅시다'

 

<나는 솔로, 27일 방영분 캡처>


 그런가 하면, 어렵지만 그 낯설음을 돌파하는 영수-영자의 스토리도 그려졌다. 영수는 영자의 인터뷰 진행을 끊었다. 영자와 다시 한번 대화를 요청한 영수는 영자의 희망사항인 '친구같은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반말을 하고, 영수 입장에서는 무례할 수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영자는 그러한 영수의 노력에 진심으로 반응했다. 

 

 

3. 누구도 쉬운 자 없다

 

 이번 화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관계맺기'이다. 연애는 그 '관계맺기'의 가장 난도가 높은 또 하나의 '관계맺기'일 뿐이다. 얼굴이 잘 생기고, 유머가 있어 남보다 호감을 빠르고 쉽게 살 수는 있지만 그것은 순간일 뿐이다. 그 관계가 단단하게 맺어져, 오랜 시간을 지속케 하는 것은 '서로를 향한 노력'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실로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감정, 체력의 소모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관계 맺기'는 서로에게 진심을 다해 달리는 장거리 경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연애를? 아니... '관계맺기'를... 상처받고 실망하고 슬프고 들뜨고 기대하고 희망적인 그 무한한 감정의 소모를 끝끝내 놓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그 관계가 우리의 곁에 머물 수 있게

 

 

4. '모자란 밑천'이 드러나는 순간

 

 그런 의미로 보면, 이번 화는 참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명확하다. 단순히 '솔로' 혹은 '모솔'이라는 단어가 의미가 '연애 실패자' 혹은 '연애 휴면기의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142화에서 영식이 '밑천이 달린' 그 순간을 목격했다. 영식의 정숙을 배려하지 않는 옹졸함과 이기심은 관계를 소홀히 하여 지쳐 놓아버린 혹은 미뤄버린 순간들이 쌓인 결과물이다. 
 관계를 대면하며 발생하는 무한한 감정의 소모는 우리에게 '마음의 근육'을 키워준다. 하지만 영식은 그를 소홀히 했고 결국 그의 '마음의 근육'은 바닥을 여실히 보이며 '모자란 밑천'을 드러냈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상처받은 자존심을 감당하는 것이 아플까봐 상대를 공격하는 최악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무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상대로 말이다. 
  
 영수가 영자에게 말했다. "네가 엄청 고민해서 한 얘기니까 나도 좀 노력할 수 있게 한 걸음만 더 다가가 보면 어떨까?" 얼마나 예쁜 말인가. 이 말을 하는 영수의 마음은 아마 이러할 것이다. 어렵고 서툴고 어색하고 지금 이 순간을 피하고 싶지만, 상대도 그럴 것이기에 나도 노력할게. '모솔'이 문제가 아닌 그저 '어린 어른들의 서투른 관계 맺기'를 여과없이 드러낸 이번 화였다.